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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S

영화 브로커 - 행복하진 않지만 따뜻하다

몇 년 만에 극장에 가서 영화 '브로커'를 보았다. 마지막으로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본 것이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어느 가족'이었는데 이번에도 역시 고레에다의 힘에 이끌려 극장을 찾았다. 개봉 전부터 워낙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의외로 호불호가 갈리는 평 때문에 궁금증을 안고 보기 시작했다.

 

브로커-포스터-주인공들이-차안에서-웃고-있는-모습
영화 브로커

 

 

기대할 수밖에 없는 캐스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모든 영화를 좋아한다. 그래서 개봉하는 모든 영화를 당연히 봐왔지만 '중개인'은 단지 그 이유 때문에만 보고 싶은 것은 아니었다. 나의 아저씨로 더욱 좋아진 아이유의 연기와 칸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송강호, 잘생긴 얼굴로 이번엔 어떻게 어우러질까 하는 기대를 주는 강동원, 오랜만에 보는 배두나의 모습 등 배우들에 대한 기대도 남달랐다.

 

그리고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들의 연기는 누구 하나 실망을 주지 않고 잘 어우러졌다. 너무나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의 송강호, 나쁜 행동을 하는 역할임에도 선하고 순수한 느낌의 강동원, 표면적으로는 아기를 버리는 엄마이지만 묘하게 그게 다가 아닐 것 같은 분위기를 내내 풍기는 이지은 등 개성 있는 캐릭터를 소화해내는 배우들의 연기가 좋았다.

 

또한 아기를 팔기 위해 여정을 떠나는 소영, 상현, 동수를 뒤쫓는 경찰 역할을 하는 배두나의 연기도 인상적이었다. 어떻게 보면 주인공들의 뒤를 쫓는 보조적인 존재로 머물 수도 있는 역할인데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배두나가 연기한 수진의 역할이 인상 깊게 남았다.

 

 

 

 

여전한 따뜻함과 친절함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를 보면 그가 얼마나 친절한 사람일까 하는 궁금증이 늘 생겼다. 사람뿐 아니라 모든 것에 인격이라도 있는 것처럼 소중히 대한다는 느낌이 있다. 그리고 브로커도 그의 영화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 되지 못하더라도 충분히 그만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영화 브로커는 단순히 키울 여건이 못 되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 더 심각한 이유로 자신이 낳은 아기 우성이를 버리는 소영이의 행동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리고 우성이를 대가를 받고 팔아넘기려는 브로커로 나오는 상현과 동수, 그들을 체포하기 위해 뒤를 쫓는 경찰 수진과 이형사가 주요 인물이다.

 

각 인물들의 성향과 처지는 각기 다르지만 어색함 없이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아기를 팔아넘기는 브로커치고는 너무 착해 보이는 상현과 동수의 모습은 비록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해 나쁜 행동을 하더라도 다른 면에서는 최소한의 인간성을 지켜주고 있어서 좋았다.

 

특히 표면적으로는 수단일 뿐인 아이 우성이를 정성껏 돌보는 모습은 심각한 상황에서도 너무 끔찍하게만 표현되지 않게 하는 요소인 것 같다. 또한 영화를 보는 내내 아기 엄마 소영의 드러내진 않지만 강한 모성애와 책임감도 우회하여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그리고 절대 정당화될 수는 없지만 아기를 버리는 엄마들에 대한 각각의 알 수 없는 사정과 심정들, 버려진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자신의 존재에 대해 힘들어했을 수많은 우성이들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또한 영화가 계속 진행되면서 소영이 우성이를 버리려고 했던 것은 또 다른 측면에서 아이를 보호하려는 엄마의 책임감이었나 싶기도 했다.

 

유난히 할 말이 많아 보였던 영화 브로커는 대단한 감동과 서사가 있지는 않지만 다각도로 생각해 볼 여지가 많았다. 그리고 늘 그렇지만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모든 상황과 인물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들 때문에 영화를 보고 나면 나도 친절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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