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 - 헤어지지 않을 결심

영화 헤어질 결심을 138분이란 긴 시간을 보고도 영화가 끝난 후 잔상이 남아서 한번 더 보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일단 두 주인공의 사랑의 여정이 표현된 모습이 따뜻했기에 그리웠고 마지막 부분에서 어쩔 수 없는 아쉬움과 슬픔이 컸기 때문입니다.

 

헤어질 결심

해준의 붕괴로 시작된 사랑

영화 헤어질 결심에서 해준의 사랑을 나타내는 주요 대사 중 하나인 붕괴는 사실 둘이 처음 만났을 때부터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해준은 서래의 남편이 산에서 추락사한 후 처음 그녀를 만났을 때부터 꼿꼿했던 자신의 직업의식에 오류가 생겼습니다.

 

해준은 서래를 심문하면서 그녀의 대답에서 자신과의 공통점을 찾으며 기뻐합니다. 그리고 심문 중 저녁식사로 비싼 초밥을 대접하는 등 지나치게 그녀를 배려합니다. 온통 서래를 사랑하는 것에 관심이 가 있는 해준은 그녀를 심문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그리고 서래의 주변을 잠복 수사할 때 실제와는 다르게 해준의 몸이 그녀의 곁에 가서 냄새를 맡는 것처럼 연출한 장면은 그가 얼마나 그녀에게 빠져 있는지 와닿는 부분이었습니다. 그 결과 해준은 너무 당연하게도 형사로서 큰 실수를 저지르고 맙니다.

 

해준은 서래를 향한 사랑이 큰 만큼이나 그 사랑으로 인한 자신의 치명적인 실수를 아무렇지 않게 넘길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그의 붕괴는 그녀에 대한 절절한 사랑에 대한 표현으로 대신되었고 둘은 만남을 지속할 수 없게 됩니다.

그의 붕괴는 그녀의 사랑이 되다

 

 

불행했던 서래에게 해준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는 산소와 같은 절실한 것이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해준이 자신을 위해 기꺼이 붕괴되어 버린 모습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사랑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해준과 헤어진 후로 줄곧 그를 위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해준과 헤어지기 위해 사랑하지 않는 남자와 결혼을 하고 힘든 마음을 그를 생각하며 위로합니다. 특히 해준이 마지막에 했던 말들을 가슴 벅찬 사랑 고백으로 간직하며 듣고 또 듣습니다. 서래는 해준과의 만남이 끝난 후로 더 긴 세월을 그를 사랑하는데 보낸 것이지요.

 

그리고 해준을 만나게 된 서래는 설레는 감정을 느끼면서 처음 만났을 때와 같은 관계를 기대한 듯합니다. 하지만 해준은 자신의 사랑을 감추기 위한 몸부림인지 이번에는 처음과 반대되는 오류를 범합니다. 그리고 그 사이 그녀는 그의 미제 사건이 되기로 하고 헤어질 결심을 하지만 사실 그것은 영원히 헤어지지 않을 결심이었습니다.

절실하고 절묘한 감정 표현

 

 

박찬욱 감독이 사랑을 주제로 영화 헤어질 결심을 만들었다고 해서 어떨까 기대를 하고 봤는데 정말 원하던 로맨스를 본 것 같았습니다. 두 주인공의 사랑의 방식뿐만 아니라 모든 표현이나 이미지들이 말 그대로 너무 영화 같아서 더욱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현실의 사랑은 늘 이성과 계산이 존재해서 편하지만 가끔은 이게 정말 사랑일까 싶을 때도 있는데 영화 헤어질 결심에서만큼은 그런 모습은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둘의 사랑은 그 깊이만큼이나 절실하게 표현이 되어 있는데요. 꾹꾹 눌러 담아서 가득 채운 감정이 절묘하게 흘러나와 더욱 절실하게 느껴졌습니다.

 

또한 영화의 미장센, 중간중간 나오는 유머, 적재적소에 어울리는 음악과 소리 때문에 영화 헤어질 결심을 더 즐겁게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가 가질 수 있는 모든 장점을 활용해서 아낌없이 즐거움을 선사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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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질 결심 예고편

 

안개에 맞춰 춤추는 모니카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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