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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인형 - 당신도 누군가를 돕는 바람이었을지 모른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공기인형을 봤습니다. 배두나가 주연을 맡고 있는 이 영화는 감독의 다른 영화들과는 조금 다른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요. 공기인형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가지고 굉장히 철학적인 작품을 만들어낸 것 같습니다. 또한 배두나의 연기가 이렇게까지 훌륭할 줄 몰랐다고 감탄을 하고 보니 일본에서 여우주연상을 3곳에서나 받았더군요.

 

공기인형-배두나의-옆모습
공기인형

 

 

나의 결여를 채워준 당신의 숨결

영화 공기인형은 음악이 굉장히 따뜻하면서도 서정적이고 노조미의 움직임과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음원이 현재는 공개되어 있지 않은 것 같아서 아쉬웠습니다. 또한 대사가 많지는 않지만 하나하나 굉장히 시적이고 마음에 와닿았는데 특히 노조미가 한 할아버지를 만났을 때 나오는 내레이션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노조미는 공원에서 알을 낳기 위해 태어나는 하루살이 얘기를 하는 할아버지를 만납니다. 그때 그 할아버지가 이런 시를 아냐며 얘기를 하고 노조미의 내레이션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진짜 시인지 영화의 대사인지 모를 말들이 나옵니다.

 

외롭고 서로에게 무관심한 세상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흘러나오는 대사가 너무 인상적입니다. 생명이란 혼자서는 완벽할 수 없고 자기 안의 결여가 있어서 누군가 그 결여를 채워줘야 한다고 합니다. 특히 당신도 한때는 누군가를 돕는 바람이었을지 모른다는 대사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과 겹쳐서 다시 봐도 감동이 느껴집니다.

 

 

노조미는 자신에게 생겨서는 안 되는 마음이 생겨버려서 거짓말도 하게 되고 괴롭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누구보다 순수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지게 된 그녀는 준이치를 사랑하게 됩니다. 그 사랑이 비록 행복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아 아쉽지만 해피엔딩이었다면 지금의 감동은 없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리고 영화 공기인형을 보는 동안 나는 누군가의 결여를 채워줬던 적이 있을지 누군가를 돕는 바람이었을지도 생각해 보았는데 앞으로 그렇게 살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누군가 나의 결여를 채워주고 나를 돕는 바람이었던 것이 생각이 났고 그것은 희생이었기에 마음이 아프기도 했습니다.

 

사람도 공기인형도 마음을 가진 이상 아픔과 외로움을 느끼게 되는데 그 점은 축복일지 괴로움 일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무엇을 위해서 이렇게 아파하고 그리워하며 살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노조미는 누군가에게 대체품이 아닌 특별한 존재이길 바란 듯합니다.

 

상상 속에서 자신의 생일을 축하해주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서 눈물을 흘리며 촛불을 끄는 노조미의 모습은 그동안 외로웠던 그녀의 마음이 느껴져서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녀에게도 엄마나 보살펴줄 누군가가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었고요.

 

영화 공기인형을 보다 보면 외로움뿐만 아니라 죽음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됩니다. 혼자 생활하면서 외롭게 죽음을 기다리는 할아버지를 보다 보면 특히 그런 생각이 드는데요. 할아버지가 노조미에게 손이 차가운 사람은 마음이 따뜻하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해주는데 그때 묘한 위로를 받기도 했습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모든 영화를 좋아하지만 눈물을 흘린 적은 거의 없는데 공기인형을 보고 제일 많이 슬펐고 눈물까지 났습니다. 그리고 그의 다른 영화들보다 평점이 낮은 편이라 별다른 기대 없이 봤는데 공기인형이라는 한정된 소재로 모든 감정과 철학을 담아내고 있어서 굉장히 감동적이었고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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