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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S

외롭고 슬픈 코미디 조커

영화 조커를 봤다. 처음 개봉했을 때부터 보고 싶었는데 겁이 많은 내가 감당을 못할까 봐 볼 수 없었다. 그러다가 호아킨 피닉스의 조커 연기가 대체 어떻길래 그럴까 싶은 궁금증 하나만으로 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끔찍하지 않고 너무 많이 슬픈 영화였다. 외로운 주인공의 인생 자체에 대한 먹먹함과 현실과 너무 닮아 있는 그 슬픔이 무서울 정도로 공감이 갔다.

 

 

조커-포스터-호아킨피닉스조커-포스터-호아킨피닉스
영화 조커

 

영화 조커의 주인공 이름은 아서 플렉이다. 그냥 짠하고 괴물 조커가 나올 줄 알았는데 여리디 여린 아서가 먼저 나온다. 그는 아픈 어머니를 모시고 살면서 코미디언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광대로 일하면서 사람들을 웃겨주는 일을 좋아한다. 하지만 늘 성실하고 다른 사람에게 해가 되지 않는 아서는 사람들에게 구타당하거나 폭언을 듣는 일이 일상이다.

 

아마도 어린 시절부터 그런 일들이 계속 있었을 텐데 성인이 되었을 때까지 착한 모습으로 남아있다니 신기할 정도였다. 범죄를 두둔하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영화 속 아서의 말처럼 쓰레기 취급을 당하면서 어떻게 착한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싶다.

 

아서는 비쩍 마른 몸으로 광대 일을 하고 어두워진 저녁 높디높은 계단을 올라 쓰레기 더미를 지나 힘겹게 집에 돌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아동병원에서 광대로 분장하고 행사를 하다가 큰 실수를 하고 만다. 사장은 바로 아서를 해고한다고 통보하고 친구 랜들이 자신에게 불리한 말을 한 것을 알게 되면서 배신감을 느낀다.

 

조커-포스터-호아킨피닉스조커-포스터-호아킨피닉스
영화 조커

 

광대 분장을 한 채로 멍하니 지하철을 타고 집에 돌아오던 아서는 그를 괴롭히는 세 명의 남자를 해치게 된다. 아서 자신도 믿기 어려울 만한 일이 생겼지만 이상하게 그는 공중 화장실에 가서 춤을 추는 여유를 부린다. 아서가 드디어 괴물 조커가 되었음을 보여주려고 한 것이려나 싶었는데 그래도 왜 슬프기만 한 것일까 하면서 계속 봤다.

 

영화는 1980년대 초반 고담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현재도 마찬가지지만 그때 당시 부익부 빈익빈으로 인한 혼란이 심했던 시대로 묘사되고 있다. 영화 안에서 계속 청소노동자들의 파업으로 인해 쓰레기가 쌓여가고 있다는 뉴스가 나온다. 그 쓰레기는 사회에서 멸시받는 아서 같은 사람들을 가리키는 듯하다.

 

아서가 행복한 기억이 조금이라도 있었더라면 사람들의 무례함을 조금 더 참을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그는 행복한 기억이라고는 단 1분도 없는 인생을 살았기에 쌓이고 쌓인 괴로움과 당황스러움이 설 자리가 없었던 듯하다. 버스에서 아이 엄마가 버럭 화를 낼 때 심리상담사가 자신의 얘기에 퉁명스럽게 답할 때 사장이 일방적으로 비난하며 해고할 때 모두 그는 화 이전에 놀란 것 같았다.

 

아서는 아닌 척하며 사는 게 너무 힘들었다고 했는데 사람들의 무례함에 놀라지 않은 척하는 것이 힘들었을까 싶다. 나라 지원으로 운영되는 무료 심리 상담이라지만 그가 하는 얘기에 좀 더 진지하게 반응해주고 함께 화를 적절히 내는 표현 방식을 연습해봤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

 

누가 괴물일까 하는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 결론이 안나는 영화다. 조커가 된 아서는 분명히 절대로 해서는 안될 행동을 한 인물이고 아무렇지 않게 던지는 비난의 말이나 눈빛들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다. 모든 사람들이 쓰레기 취급을 당한다고 해서 다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그렇지 않으려면 대단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구나였다.

 

나의 시선이나 태도나 반응이 누군가의 마음에 큰 상처가 될 수 있음을 늘 의식해야겠다. 가끔은 넘쳐나는 자기 계발서와 현명하게 인생을 사는 어떤 방법에 대한 얘기들이 너무 무섭다. 어떤 기준까지 도달하지 못하면 혹은 이 사회에 쓸모없는 존재로 낙인이 찍히면 분명 무시의 눈빛과 태도가 날 기다릴 텐데 괴물이 안되고 버틸 수 있을까 싶은 두려움이 생긴다.

 

좋아하는 배우 호아킨 피닉스의 조커가 궁금해서 봤던 영화인데 너무 현실로 끌어들여 몰입했다. 영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심한 몰입이 돼서 인생이 갑자기 너무 쓸쓸해지는데 배우는 어땠을까 궁금하다. 조커는 한 명으로 국한된 인물이 아닌 조금의 행복이나 배려도 할당받지 못한 쓸쓸하고 외로운 인물의 전형으로 느껴진다.

 

조커 / Joker, 2019
감독 : 토드 필립스
주연 : 호아킨 피닉스(아서 플렉/조커)
출연 : 로버트 드 니로(머레이 프랭클린), 페니 플렉(프란시스 콘로이), 재지 비츠(소피 두몬드)

 

 

 

JOKER - Final Trailer - Now Playing In Theaters

 

 

 

너는 여기에 없었다, 그러길 바란다

너는 여기에 없었다 / You Were Never Really Here, 2017 감독 : 린 램지 주연 : 호아킨 피닉스(조 역), 에카테리나 삼소 노브(니나 역) 개봉 : 2018.10.04 장르 : 드라마/미스터리/스릴러 국가 : 미국,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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