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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먼쇼 - 가짜 세상에서 진짜였던 사람의 선택

트루먼쇼-포스터-이미지
영화-트루먼쇼

 

트루먼 버뱅크, 그의 만들어진 일상

영화 '트루먼쇼'의 시작은 유명 티브이 프로인 트루먼쇼의 오프닝으로 시작합니다. 이어서 영화 '트루먼쇼'안에서의 리얼드라마 '트루먼쇼'의 감독 크리스토프의 소개와 트루먼의 아내와 친구 역을 맡은 배우들의 인터뷰가 나옵니다. 그리고 그들은 가공이 아닌 실제 인물의 진짜 인생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위안을 주고 있다는 말을 너무 자연스럽게 하기도 합니다. 

 

10,909일째에 접어든 트루먼쇼는 벌써 30년 동안 쉬지 않고 방영이 되었습니다. 트루먼 버뱅크, 그는 태어나면서부터 방송국에 입양이 되어 돔 형태의 씨 헤이븐이라는 가상의 섬인 거대한 세트장을 진짜 세상이라 믿고 있는 남자입니다. 이 가짜 세상은 하늘도, 태양도 가짜라서 그는 출근길에 하늘에서 조명이 떨어지는 기이한 경험도 하게 됩니다. 하지만 곧 트루먼쇼의 제작진은 비행기 사고라는 라디오 뉴스를 내보냄으로써 그의 의심을 차단합니다.

 

처음에는 잘 몰랐으나 영화를 다시 보게 되면 트루먼이 가는 곳마다 이상한 일들이 벌어집니다. 그가 출근길에 만나는 쌍둥이 남자들은 그를 늘 광고판이 있는 벽으로 몰고 가고 그의 아내는 장을 본 물건을 갑자기 설명합니다. 그리고 그의 친구 또한 늘 맥주를 정면으로 들고 음미하는 포즈를 취합니다. 트루먼의 일상 자체가 실시간 방송되기 때문에 주변 모든 것들을 광고로 활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트루먼이 자신의 평범한 일상에 의심이 들 만한 사건이 생깁니다. 바로 죽은 아버지를 노숙자의 모습으로 거리에서 만나게 된 것입니다. 제작진들은 어린 시절 모험가가 꿈이었던 트루먼이 진짜 세상으로 나가는 것을 막을 방법을 궁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그의 아버지를 그와 함께 배를 타다가 물에 빠져서 실종시키는 설정을 하게 된 것입니다. 이 때문에 물 근처에는 가지도 못하고 아버지를 늘 그리워하던 그에게 갑자기 나타난 아버지를 낯선 사람들이 우르르 나타나서 강제로 데리고 가버립니다.

 

트루먼은 아버지를 만났던 일을 어머니에게 이야기 하지만 잘못 본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고만 합니다. 그에게는 사실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지금의 아내 메릴과 결혼하기 전에 트루먼은 로렌(실비아)에게 먼저 사랑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그때도 로렌의 아버지라는 사람이 갑자기 나타나서 그녀를 데리고 가버렸습니다. 실비아는 로렌이란 이름으로 '트루먼쇼'에 출연하는 배우였는데 시나리오와는 다르게 트루먼이 그녀와 사랑에 빠지자 강제로 헤어지게 된 것입니다. 실비아는 트루먼에게 그때 모든 것을 말해주지만 당시에 그는 자신의 세상을 의심할 생각은 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실비아를 아버지 못지않게 늘 그리워하고 그녀가 있을 것 같은 피지에 가고 싶어 합니다.

 

 

영화 '트루먼쇼'는 점점 트루먼에게 일상이 이상하게만 다가옵니다. 자신의 동선을 생중계하는 라디오 방송, 자신이 노숙자 아버지를 만났던 것이 기사화된 신문이 보입니다. 그리고 트루먼은 이제야 천천히 주변을 꼼꼼히 살펴보기 시작하고 원래의 동선을 벗어나 봅니다. 갑자기 다른 건물로 뛰어들어가서 보니 엘리베이터가 대기실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자신을 둘러싼 일상이 이상하다는 확신을 갖게 된 트루먼은 그의 친구 말론을 찾아가는데 사실은 그도 가짜라는 사실이 안타깝습니다.

 

트루먼이 계속 의심을 하자 집에 어머니까지 찾아와서 앨범을 같이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는 결혼사진 속 메릴의 손가락 모양을 보고 놀라며 자신의 의심을 확신하게 됩니다. 메릴의 손가락을 꼰 모양은 지금의 행위가 가짜라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날부터 트루먼은 탈출을 강행하게 되고 그것을 막기 위해 벌어지는 일들은 그의 확신을 더 가중시킬 뿐입니다. 결국 제작진은 트루먼을 붙잡기 위해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버지를 살려내서 트루먼과 재회시키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트루먼은 더 이상 마음을 드러내는 것을 멈추고 조용히 탈출을 공모했던 듯합니다. 안심하고 있던 제작진을 속여 비밀 통로까지 만들어서 결국 카메라의 범위 안에서 잠시나마 빠져가 가게 됩니다. 그리고 그를 만든 크리스토프의 온갖 방해에도 불구하고 트루먼은 드디어 그만 모르는 그의 쇼의 막을 내릴 수 있게 됩니다.

 

트루먼의 값진 선택

영화 '트루먼쇼'를 본지 오래되었는데 이번에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오래된 영화이고 내용을 다 알기까지 해서 지루하지 않을까 했는데 다시 보면서도 내내 소름이 끼치고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다시 보면서 무엇보다 트루먼의 마지막 선택이 놀랍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만약 트루먼이라면 태어날 때부터 있던 그 세계를 다 버리고 떠날 수 있을까 싶었는데 그러지 못할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사실 꼭 영화처럼 극단적인 상황이 아니더라도 현재의 내가 있는 이곳이, 내 상황이 뭔가 잘못되었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세계가 이상하다고 말은 하지만 떠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동안도 그랬고 어쩌면 지금도 그러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생각해보면 전부가 아닌 일부를 바꾸는 것도 굉장히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트루먼은 아무리 가짜라고 하더라도 그동안 의지했던 사람들과 공간을 전부 떠나는 선택을 합니다. 물론 여러 가지 현실적인 어려움들은 생기겠지만 다시 생각해봐도 그것은 옳은 선택이고 트루먼의 마지막 행동에서 비로소 위로를 받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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