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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S

아바타 물의 길 - 192분이 순간처럼 지나가다

아바타 2편인 물의 길은 무려 192분, 3시간 20분의 러닝 타임을 갖고 있다. 솔직히 3시간이 넘는 영화를 극장에서 보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싶어서 망설임 끝에 보았다. 그런데 내가 특별히 좋아하는 장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지루함 없이 그 긴 시간이 지나갔다는 것만으로도 잘 만들어진 영화라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

 

아바타-물의-길-포스터
아바타-물의-길-포스터

 

물론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지루한 부분이 있을 수는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적당한 드라마 요소와 적당한 액션, 적당한 감동들이 거부감 없이 잘 어우러져 있어서 끝까지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극장에서 영화를 감상할 때 감수해야 하는 비용과 시간등이 전혀 아깝지 않게 느껴졌다. 그리고 아바타 시리즈의 매력은 1편과 2편이 연결되어 있고 3편 이후의 이야기들을 기대하게 만든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아바타-물의-길-네테이얌아바타-물의-길-키리
아바타-물의-길-로아크아바타-물의-길-투크
제이크-네이티리의-아이들

 

아바타 2편에서는 부부가 된 제이크와 네이티리의 2세들이 이야기의 중심이 된다. 첫째 아들 네이티얌, 둘째는 그레이스 박사 아바타가 낳은 딸을 입양한 키리, 셋째는 아들 로아크, 넷째는 딸 투크티리이다. 그리고 스파이더라는 인간의 아이가 나오는데 지구로 사람들이 돌아갈 당시 아기라 오랜 비행을 견딜 수 없어 지구에 돌아가지 못한 것으로 나온다. 그는 누가 봐도 인간이지만 나비족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고 제이크의 아이들과는 가족처럼 가깝게 지낸다.

 

아바타-물의-길-쿼리치아바타-물의-길-스파이더
쿼리치-아바타와-스파이더

 

스파이더는 제이크 가족과 쿼리치의 관계를 좀더 복잡하고 드라마틱하게 만드는 역할로 3편부터의 활약이 더 기대되는 인물이다. 그리고 제이크의 아들들 중 첫째 네이티얌과 둘째 로아크는 대조적인 성격으로 나온다. 네이티얌은 부모의 말을 잘 듣고 용감하면서도 동생들을 잘 돌보는 첫째 다운 의젓함을 보이고 둘째 로아크는 행동이 앞서서 의도치 않게 사고를 자주 치는 것으로 나온다. 그리고 영화의 이야기는 로아크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로아크의 성급한 행동은 아버지에게 자주 꾸지람을 듣게 하지만 1편에서의 제이크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했다.

 

멧카이나부족-토노와리-로날로날과-토노와리의-딸-츠이레야
멧카이나-부족

 

토루크 막토가 되어 오마티카야 부족을 이끌던 제이크는 나비족 모습으로 돌아온 쿼리치의 공격을 받게 된다. 그는 아이들을 납치당하는 사건을 겪게 되며 아버지로서 가족의 안전에 큰 위협을 느끼고 난 후 네이티리를 설득해서 부족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숲 생활을 하던 제이크 가족은 바다에 터전을 두고 있는 나비족인 멧카이나 부족을 찾아가서 안식처를 제공해달라고 부탁한다.

 

 

다행히도 멧카이나 부족의 족장인 토노와리가 제이크 가족을 받아들여 그들은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인간과 나비족의 혼혈인 제이크와 네이티리의 아이들은 손가락 개수가 5개라고 놀림을 받는데 나비족은 손가락이 4개인 것이 정상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기준에서 타인의 다름을 놀리거나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얼마나 무의미한 것인지 생각해 보게 하는 부분이다. 이렇게 아이들이 낯선 곳으로 이사해서 놀림도 받고 결국 적응해 가는 모습은 우리의 현실과 흡사하게 묘사되어 있다.

 

로아크와-파야칸
로아크-파야칸

 

아바타 물의 길은 제이크 2세들의 드라마틱한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아름다운 바닷속 풍경을 보는 것도 흥미롭다. 또한 여러 가지 바다 생물들이 등장하는데 그중에서 툴쿤이라는 거대한 종족이 등장한다. 고래를 연상하게 하는 생물로 높은 지능과 뛰어난 감성의 소유자이고 멧카이나 족과는 가족처럼 소통하며 지낸다. 그리고 1편에서는 인간들이 판도라 섬에서 광물을 채취해서 돈을 벌려고 했다면 2편에서는 툴쿤의 뇌수를 추출해서 돈을 벌려고 한다. 툴쿤을 사냥하는 장면은 영화에서 가장 보기 힘들었던 부분이었는데 현실에서의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아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툴쿤 무리에서 추방된 파야칸이라는 툴쿤이 나오는데 로아크를 구해주면서 둘은 친해지게 된다. 서로가 무리에서 외톨이인 로아크와 파야칸이 교감하고 특히 파야칸의 시선으로 연출된 장면들은 인상 깊었다. 일방적인 관점이 아닌 다양한 시점에서 보여지는 장면들은 재미를 더해주면서도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하는 요소인 것 같다.

 

아바타-물의-길-키리
아바타-물의-길

아바타 물의 길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재미있지만 3편으로 가는 여정으로의 의미도 있는 것 같다. 특히 영적인 힘을 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은 그 힘의 실체가 다 밝혀지지 않은 키리와 쿼리치 대령과 특별한 연을 갖고 있는 스파이더의 행보가 기대된다. 1편에서 2편으로 오기까지는 13년이 걸렸지만 이미 5편까지 계획이 되어 있고 3편은 촬영까지 해 놓은 상태라고 하니 조만간 판도라의 새로운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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