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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S

영화 사바하 줄거리 및 후기

영화 사바하는 장재현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영화입니다. 얼마 후면 장재현 감독의 파묘가 개봉하는데요. 원래 오컬트 물을 좋아하진 않아 그동안 보지 않았지만 파묘를 보기 전에 봐두면 좋을 듯하여 보게 되었습니다. 영화 보기 전 오컬트 장르를 좋아하는 분들의 극찬을 봤기에 기대가 컸는데 일단 2시간이 넘는 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영화-사바하-포스터
영화-사바하-포스터

 

하지만 원래 종교에 큰 관심이 없는 입장에서는 하고 싶은 말이 뭘까 하는 의문은 들더라고요. 뭔지는 잘 모르지만 묵직하고 심오한 얘기를 하고 있는 것 같긴 한데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영화 사바하에 관한 자료들을 조금 찾아봤는데요. 장재현 감독의 이야기를 토대로 유추해 보니 절박한 순간 보이지 않는 신에 대한 원망을 담고 싶었던 것 같네요.

 

사실 저는 그래서 신이 있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무신론자이지만 장재현 감독은 기독교 신자라고 합니다. 감독은 절박한 순간 나타나지 않는 신에 대해 부정을 하는 것이 아닌 원망을 하는 것이죠.

 

사바하 뜻

 

 

사바하는 잘 말했다는 의미로 기독교의 아멘과 비슷한 느낌의 단어입니다. 보통 진언의 뒤에 붙어서 ' ~가 이루어지소서'라는 역할로 쓰인다고 하네요.

 

사천왕

사천왕은 불교에서 부처님을 지키는 4명의 수호신입니다. 인도 경전에 나오는 신들로 원래는 지방에서 나쁜 짓을 하는 악귀였으나 부처님을 만나 귀의하여 악귀를 잡는 신이 되었죠. 영화 사바하에서는 부친 살해를 한 4명의 소년수들이 김제석을 위해 악행을 저지르는 것으로 표현됩니다.

 

이정재-놀라는-표정
이정재-박목사

 

 

마태복음 2장 16절

이에 헤롯이 박사들에게 속은 줄 알고 심히 노하여 사람을 보내어 베들레헴과 그 모든 지경 안에 있는 사내아이를 박사들에게 자세히 알아본 그때를 기준하여 두 살부터 그 아래로 다 죽이니

 

헤롯왕 이야기를 모티브를 삼아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영화 속 주요 사건은 네충텐파에게 천적이 태어난다는 예언을 들은 김제석이 99년생 여자 아이들을 모두 죽이는 설정이죠. 또한 영화 속 박웅재 목사가 선교사 친구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있는데요. 박 목사의 선교사 친구는 봉사를 하던 중 가족이 전부 총에 맞는 비극적인 일을 겪는데요. 범인인 13살 무슬림 아이가 끔찍한 일을 저지른 이유를 신의 뜻이라고 했다는 이야기죠.

 

십자가-모양을-바라보는-남자놀란-표정의-두-남자
영화-사바하

 

이것은 장재현 감독이 아프리카 NGO단체에서 일할 때 함께 있던 선교사에게 들은 이야기라고 하는데요. 당시 그 이야기를 하던 선교사에게 절박한 순간에도 침묵하는 신에 대한 원망이 느껴져서 헤롯왕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영화 사바하를 기획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영화 속 박웅재 목사가 크리스마스는 즐거운 날이 아닌 아기 예수가 태어나기 위해 베들레헴의 수많은 아기들이 죽은 날이라고 하는 장면과도 통하는 이야기입니다. 신을 믿고 있는 사람이 신에게 원망이 섞인 끊임없는 질문을 하게 되는 계기로 공감이 가는 부분이네요.

 

 

* 아래 글은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바하 줄거리

신흥 종교 단체의 비리를 쫓는 박웅재 목사가 사슴동산이라는 종교 단체를 조사하다가 김제석이라는 인물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사슴동산의 경전을 그가 썼다는 것과 사천왕의 존재를 알게 되는데요. 사천왕은 사슴동산의 경전대로 뱀을 잡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 그것은 99년생 영월 출생의 여자아이들을 찾아 죽이는 것이었죠.

 

정나한-이금화

 

 

김제석이 자신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천적을 없애기 위해 사천왕(김제석이 입양한 4명의 소년수들)을 속여왔던 것입니다. 경전에 적혀 있는 숫자는 99년생 여자아이들의 주민등록번호로 총 81명의 영월 출생 여자아이들을 모조리 죽일 계획이었죠. 심지어 이민 간 아이까지 찾아가서 그 일을 행하는데요. 영화 내내 나오는 경전에 있는 글은 놀랍게도 장재현 감독이 직접 쓴 것이라고 하네요.

 

결국 사천왕 중 한 명인 정나한이 김제석이 자신들을 속여왔음을 깨닫고 '그것'의 뜻대로 그를 제거하죠. 그리고 '그것' 또한 김제석과 함께 죽게 됩니다. '그것'과 함께 태어난 쌍둥이 동생 금화의 품에서요.

 

 

사바하 등장인물

박웅재 목사 (배우 이정재)

사이비 종교를 추적하는 일을 하는 목사로 처음에는 돈을 밝히는 인물로 보였으나 종교와 신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싶어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침묵하는 신을 원망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바하

 

정나한 (박정민 배우)

사슴동산의 사천왕으로 존재하는 인물 중 마지막까지 살아남았던 광목천왕의 역할을 하고 있던 인물입니다. 정나한이란 이름은 불교 용어 아라한에서 따온 이름으로 깨달은 자란 뜻을 가지고 있는데요. 김제석의 음모를 깨닫게 되는 자를 의미한다고 하네요.

 

유지태

 

김제석 (유지태 배우)

동방교 교주 풍사 김제석은 1899년생 116살입니다. 영화 초중반까지는 정동환 배우가 가짜 김제석으로 등장하는데요. 후반부에는 영화 내내 김제석의 제자 김동수로 유지태 배우가 등장하다가 마지막에 그가 진짜 김제석임이 밝혀지죠. 김제석은 부처 근처까지 다다랐던 인물이었으나 자신의 죽음에 대한 예언을 듣고 변질한 인물입니다. 처음에는 좋은 의도로 시작했으나 욕망과 집착 때문에 변질된 종교인을 표현한 캐릭터라고 합니다.

 

 

 

외모가 옴진리교의 교주 아사하라 쇼코와 비슷하다는 의견이 많은데 감독의 의도는 아니고 상상으로 가공된 캐릭터라고 하네요. 사실 유지태 배우가 갑자기 김동수라는 제자로 나왔을 때부터 뭔가 있겠지 하는 기대감을 주기 때문에 반전 효과는 줄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늙지 않는 방법을 터득한 김제석의 아우라를 표현하기에 유지태 배우가 필요했다고 하네요. 또한 김제석의 천적인 그것과 대비되는 건장함도 담아내고 싶었다고 합니다.

 

 

이금화 (이재인 배우)

1999년 영월에서 태어난 쌍둥이 자매 중 동생입니다. 쌍둥이 언니인 그것에 의해 태어날 때 다리를 뜯겨 한쪽 다리에 장애가 있습니다. 부모님은 자신과 쌍둥이 언니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되어 돌아가셔서 조부모와 함께 삽니다. 그것을 증오하지만 동시에 안타깝게 생각하는 마음이 있고 집을 떠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금화가 초경을 할 때쯤 정나한이 자신을 죽이러 찾아오는데요. 그때 정나한에게 자신에게 출생 신고를 안 한 쌍둥이 언니가 있다고 알려줍니다. 

 

 

그것

금화의 쌍둥이 언니로 털로 뒤덮이고 육손이 있는 상태로 태어납니다. 그것이 흉측한 모습으로 태어난 이유는 가족들에게 공포를 주어서 출생신고를 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였다고 하네요. 출생신고를 하게 되면 김제석이 존재를 금방 파악할 것이기 때문이죠. 그것은 오로지 김제석의 천적으로 존재하는 캐릭터라고 하는데요.

 

 

 

그것이 정나한이 찾아왔을 때 수인을 보여주는 이유는 나한에게 신적인 존재는 부처이기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설득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3가지 수인 중 첫 번째는 전법륜인으로 진리를 전하는 수인이고 두 번째는 시무외인으로 어떤 두려움도 없애주겠다는 의미를 가진다고 하네요. 세 번째는 항마촉지인으로 그(김제석) 자를 죽이라는 강력한 명령을 뜻한다고 합니다.

 

 

또한 그것은 나한에게 자장가를 불러주는데요. 이것 또한 정나한이 기억 속에 소중히 간직하고 있던 엄마의 자장가를 떠올리게 함으로써 자신을 따르게 하기 위한 의도라고 하네요. 게다가 그것은 어느 시점부터 땅에서 뭔가를 계속 파내는데요. 그것은 땅에서 파내서 라이터를 나한에게 건네주고 김제석은 결국 불에 타서 죽게 됩니다. 사실 저는 그것의 형상과 존재가 조금 납득이 가지 않았는데 감독이 김제석의 천적으로 설정했다고 하니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그것은 악의 기운을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동생이 위험에 처했을 때 그것을 막는 시도도 하는데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김제석의 악행을 막기 위해 존재하는 것 자체가 마냥 악이라고 볼 수도 없는 인물이죠. 감독은 영화 사바하를 통해 정확한 선도 정확한 악도 없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하는데요. 그것이 선과 악의 모호함을 가장 상징적으로 표현한 캐릭터인 것 같네요.

 

 

네충텐파 (타나카 민)

예지 능력을 가지고 있는 티베트 밀교(대승 불교의 한 분야로 붓다의 깨우친 진리를 직설적으로 표출)의 명승으로 과거 김제석과 만나서 

백 년 뒤 그가 태어난 바로 그곳에서 그를 해칠 천적이 태어날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박재웅 목사에게 김제석이 그 예언을 듣고 눈빛이 변했다는 것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영화 사바하 기본 정보

장르 : 미스터리, 스릴러, 오컬트, 공포
감독 : 장재현
각본 : 장재현
출연 : 이정재, 박정민, 이재인, 유지태, 진선규, 정진영, 이다윗 등
제작 : 강혜정, 류승완, 이준규
제작사 : 외유내강, 필름케이
개봉일 : 2019년 2월 20일
상영시간 : 123분(2시간 3분)
스트리밍 : 넷플릭스
상영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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