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악귀가 뒤로 갈수록 점점 더 흥미진진해지는데요. 악귀 10화는 그동안의 회차 중에 가장 임팩트가 있었던 것 같아요. 특히나 나병희와 악귀의 미묘한 관계와 분위기가 의외였는데요. 둘이 적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친밀해 보였고 연대의식까지 느껴졌습니다.
10화 초반에서 산영은 엄마와 함께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악귀와 함께 하기로 마음먹습니다. 엄마가 새로 인테리어 한 카페 "봄"에 데려갔지만 앞이 보이지 않아 아무것도 볼 수 없었기 때문이죠. 갑자기 앞이 보이지 않은 산영은 눈이 보인다면 악귀의 도움이라도 얻고 싶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곧 악귀가 엄마의 사망보험을 계약한 것을 보고 정신을 차리는데요. 악귀의 다음 타깃은 바로 산영의 가장 소중한 존재인 엄마, 윤경문이었던 것이죠. 이에 산영은 악귀를 없애기 위해 해상, 홍채와 함께 의기 투합합니다. 셋은 합심해서 의문점들을 풀어나가다가 악귀가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것을 극도로 꺼려한다는 것을 알아내죠. 동시에 악귀의 진짜 이름을 알 수 있는 방법은 나병희의 입을 통해서만이라고 결론을 짓는데요.
이에 이들은 귀신이 나오지 못한다는 음력 2월 9일, 무방수날을 이용하기로 합니다. 실제 산영은 무방수날인 2월 28일(음력 2월 9일)에 나병희를 방문하여 악귀의 진짜 이름을 알아내려고 하는 것이죠. 그리고 동시에 김치원과 공모하여 나병희 집에 있는 달력은 2월 27일에 멈춰놓는 것 같아요. 이것은 나병희가 핸드폰도 소지하지 않고 외부와 단절한 채 생활하기에 가능한 일이죠.
그리고 드디어 나병희의 입에서 악귀의 이름이 나오는데요. 이것은 사람마다 들리는 게 다 달라서 논란이 되었었는데 저도 자막 없이 들었을 때는 솔직히 "상희야"로 들었었어요. 그런데 나중에 자막을 보니 "향이야"더라고요. 하지만 오랜 시간 동안 악귀와 함께 해온 나병희가 산영의 악귀 연기에 속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아 보여요. 산영이 떡을 한입 베어 문 모습을 유심히 관찰하는 나병희의 모습에서 그녀가 악귀가 아닌 것을 알아챈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이번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나병희가 산영에게 악귀의 이름을 말하기 전 회상한 부분인데요. 1979년 당시 염승옥은 돈은 벌만큼 벌었으니 이제 악귀를 떼어버리고 싶다고 합니다. 이에 나병희는 아직 더 벌어야 한다며 다투는데요. 염승옥은 폭력까지 써가며 나병희에게 악귀를 없앨 문서를 가져오라고 합니다. 그런데 마침 그때 악귀가 나타나 나병희에게 제안을 하네요. 진짜는 너만 알고 있고 다른 것을 알려주라고요. 그리고 악귀는 나병희에게 "내가 살면 너도 살아"란 의미심장한 말을 하는데요. 외로운 두 영혼이 만나는 장면인가 싶더라고요. 마치 나병희와 악귀가 소울메이트라도 된 것처럼요.
악귀는 원래 이목단의 언니로 예상했었지만 나병희와의 의외의 친밀감에 좀 놀랐어요. 장진 중학교 졸업앨범 속에 있는 "나상희"란 이름이 더 그 혼란을 가중시키기도 하고요. 하지만 서문춘 형사가 이목단의 호적서에서 이름을 확인한 후 악귀에게 해를 당했잖아요. 그것을 보면 악귀는 목단이의 언니가 맞을 것 같은데 느낌상 나병희와의 연대가 자꾸 마음에 걸리네요. 드라마 악귀가 끝나는 것은 아쉽지만 얼른 진실이 드러나서 궁금증들을 해소하고 싶다는 바람이 간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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