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닭강정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듯한데요. 저는 근래에 본 드라마 중 가장 재미있게 시청한 것 같아요. 웹툰도 그랬지만 한편 한편 본 후 다른 일을 하면서도 실실 웃음이 나올 정도였어요. 웹툰의 병맛 유머가 실사화되면 좀 부자연스럽지 않을까 했는데 일부러 과장된 연기를 해서 더 매력을 살린 것 같아요. 원작의 분위기와 유머를 따라가면서 때로는 병맛 세계를 확장하는 느낌도 좋았습니다.
저는 드라마를 보는 내내 웹툰의 스토리가 떠올랐는데요. 그 웃긴 장면을 어떻게 표현할까 가 매 순간 기대되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드라마 닭강정은 원작의 유머를 재현하면서 동시에 그 결을 따라 감독의 유머를 더한 것 같더라고요. 원작보다 조금 더 병맛에 디테일을 살린 느낌이랄까요.. 그 때문에 저는 더 재미있더라고요. 너무 선을 넘었다는 평도 있지만 사실 개인적으로는 좀 더 선을 넘었어도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쓸데없이 진지한 게 웃음 포인트
이 드라마의 주요 스토리가 닭강정으로 변한 민아를 사람으로 되돌리기 위한 주인공들의 이야기잖아요. 일단 이 이야기를 흥미롭게 받아들이냐 아니냐에 따라 감상이 달라질 것 같아요. 저는 웹툰도 상당히 흥미롭게 봤기 때문에 당연히 드라마도 몰입해서 재미있게 봤는데요. 드라마에서는 약간 진지한 질문도 던지더라고요. 물론 이런 대사 자체가 너무 황당하기만 하다면 재미없겠지만 저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다시 웃기도 했습니다.
닭강정으로 살아간다는 건 어떤 느낌이죠?
닭강정으로 5일을 사는 게 힘들까요?
인간으로 50년을 사는 게 힘들까요?
닭강정에는 등장인물들의 웹툰보다는 조금 더 많은데요. 그중 홍차라는 캐릭터가 나오는 회차가 인상적이었어요. 홍차는 웹툰의 백정 닭강정과 9년 인생을 함께한 어린이를 대신하는 역할이었는데요. 고백중의 구 여자 친구이자 맛 칼럼니스트로 민아를 다를 닭강정과 구별해 줍니다.
그런데 고백중과 홍차의 만남에서부터 헤어지는 과정이 드라마의 내용상 쓸데없지만 너무 웃기더라고요. 그 두 사람이 이별한 결정적인 이유는 취향차, 특히 입맛에 대한 것 때문이었는데요. 그 부분을 보면서 저의 취향을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쓸데없이 진지한 장면을 쓸데없이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제 모습도 웃기지만요. 사실 어릴 때는 몰랐는데 나이가 들다 보니 일상의 사소한 취향이야말로 살아가는 데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싶더라고요.
일반적으로 배우자를 고를 때 탕수육을 부어먹는지, 찍어먹는지를 고려하지는 않지만 일상에서는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될 수도 있거든요. 그런 작은 일상이 모여서 평생이 되는 것이니까 사소한 취향들로 이별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정이 웃기면서도 와닿더라고요. 두 사람의 취향의 대립을 보면서 저는 홍차와 거의 일치했는데요. 재미로 한번 생각해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홍차 | 고백중 | |
탕수육 | 부먹 | 찍먹 |
민트초코 | 반민초단 | 민초단 |
피자에 파인애플 토핑 | 😱 | 😋 |
아직 사회는, 어쩌면 영원히 사회는 정해진 틀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을 선호하잖아요. 물론 저도 그렇고 누군가가 그러길 바라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끔 왜 꼭 그래야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거든요. 그래서인지 드라마 끝 부분에서 최선만이 매일 농땡이 치던 직원에게 했던 말이 인상적이더라고요. 하루도 빠짐없이 농땡이를 치면서도 제 할 일을 다하는 것은 대단한 능력이라면서 회사를 물려주거든요. 자신의 회사가 되어 주인의식을 갖고 일한다면 분명히 성공할 것이라고요.
아무튼 저는 넷플릭스 드라마 닭강정의 모든 것이 재미있고 흥미롭기만 했는데요. 특히 1화부터 초반은 쉬지 않고 웃었거든요. 그런데 이야기 자체의 설정이나 등장인물들 간의 대사에서 거부감이 든다면 재미를 느끼기 어려운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저는 재미도 있고 현실 속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 진지한 생각도 해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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