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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S

「어느 가족」마음으로 연결된 가족

 

영화 「어느 가족」

 

어느 가족 / Shoplifters, 万引き家族, 2018

개봉 : 2018.07.26
장르 : 드라마
국가 : 일본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 121분

감독 : 고레에다 히로카즈/Koreeda Hirokazu
주연 : 릴리 프랭키/Lily Franky/시바타 오사무 역, 안도 사쿠라/Ando Sakura/시바타 노부요 역,
           마츠오카 마유/Mayu Matsuoka/시바타 아키 역, 키키 키린/Kiki Kirin/시바타 하츠에 역,
           죠 카이리/Kairi Jo/시바타 쇼타 역, 사사키 미유/Miyu Sasaki/유리 역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특별한 가족 이야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한 영화 '어느 가족'은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정상적인 구조의 가족은 아니지만 그들의 특별하고 뭉클하고 씁쓸한 모습을 통해 현재 우리 시대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게 하는 작품입니다. '어느 가족'은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포함 세계적으로도 흥행성 작품성 모두 인정을 받았는데요. 그 결과 2018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해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고레에다 감독은 뉴스에서 가족들이 함께 살던 노부부가 사망하자 연금을 받기 위해 그 사실을 숨기고 생활하다가 체포된 이야기를 접하고 영화를 구상하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이야기 속 가난한 가족들이 낚싯대를 훔치는 에피소드도 뉴스에서 접한 부분이라고 전해집니다. 그러나 일본 보수 세력에서는 극빈층의 이야기를 다뤄서 일본 사회의 어두운 면이 부각된 것 때문에 이 영화를 환영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영화 '어느 가족'의 처음 제목은 할 말을 제대로 소리 내서 말하지 못하는 가족들의 심정을 담아서 '소리 내어 불러줘' 였다고 하는데요. 영화 속에서 보면 각자 서로 원하는 말, 진심이 담긴 말을 타인이 들을 수 있을 만큼 소리내어 말하지 못하는 장면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원래의 제목은 훔치는 가족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는 '만비키 가족'이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 개봉될 때 '어느 가족'이란 은유적 표현의 제목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진짜 같은 진짜가 아닌 '어느 가족'의 이야기


영화 ' 어느 가족'은 아버지와 아들로 보이는 오사무와 아키가 생활을 위해 마트에서 물건을 훔치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둘의 훔치는 행동은 다른 사람들의 일상생활처럼 너무 자연스러워 보이고 두 사람의 분위기는 다정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오사무와 아키가 크로켓을 사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혼자서 놀고 있는 어린 여자아이를 만나게 되는데 측은한 마음에 일단 집으로 데려갑니다.

어린아이의 이름은 유리로 잠시 돌봐준 후 다시 아이의 집에 데려다주려고 오사무와 노부요는 같이 그 집에 찾아갑니다. 하지만 심하게 다투는 아이 부모들의 폭언과 유리를 향한 상처의 말들을 엿듣고 차마 그들과 함께 생활하도록 내버려 두고 오지 못합니다. 그렇게 해서 유리는 린이라는 이름으로 시바타 가족과 함께 생활하게 되며 아이는 이 가족에게서 처음으로 가족애를 느끼게 됩니다.

사실 이들은 하츠에 할머니의 연금을 기반으로 생활하고 있고 실제로는 피가 섞이지 않은 사람들로 도둑질과 일용직 등으로 나름 적극적으로 생계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나아지지 않고 이런저런 일들로 점점 더 가족들은 생계의 위협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을 따라 도둑질을 하는 유리를 보고 회의감을 느낀 쇼타가 일부러 경찰에 잡히면서 이 가족의 정체가 세상에 알려지게 됩니다.

가족의 의미에 대해


따뜻하고 평화로운 느낌의 영화 제목과 포스터만 보고 나서 보기 시작한 '어느 가족'은 예상과 달리 낯설고 불안한 가족의 모습이었습니다. 하츠에 할머니의 연금을 매개로 그녀의 집에 모여있는 그들은 생계를 위해 도둑질을 자연스럽게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왠지 일반적인 가족들에 비해 크게 불행해 보이지도 않고 보면 볼수록 진심이 담긴 교감을 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정상적으로 보이는 가족에게 버려진 아키와 학대받는 유리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그들이 더 정상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서로에게 갖고 있는 유대감이나 본질적이고 평등한 애정은 부러운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가족들의 행동들이 다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데요. 그런 면에서 아키의 복잡했을 심경이 가장 공감이 가기도 했습니다.

 

요즘 현실에서는 어디에 있던 그곳이 가정이더라도 자신의 기능적인 가치에 대해 고민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로를 바라 볼 여유도 없이 살다 보니 가족의 의미가 정말 기능으로만 존재한다고 가끔 느껴질 때면 급격히 쓸쓸해지기도 하고 서로의 쓸모를 계산하며 어떤 중요한 가치를 잊고 사는 것은 아닌지 아키와는 다른 면에서 회의적인 생각이 들기도 해서 여러 가지로 마음이 무거워지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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