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OVIES

죄 많은 소녀 - 무섭지만 외면할 수 없는 현실

요즘 가장 재미있게 보는 드라마가 착한 여자 부세미인데 덕분에 그동안은 잘 몰랐던 전여빈 배우의 매력에도 푹 빠져 있다. 그러다가 문득 몇 년 전 영화 죄 많은 소녀가 한동안 화제가 되었지만 아직까지 보지 못했다는 게 생각났다. 하지만 영화평들을 보니 "마음이 무거워진다", "찝찝하다 "등의 말들도 있어서 선뜻 엄두가 나지 않아서 또 미루다가 드디어 보게 되었다.

 

 

 

 

일단 진작에 볼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가 모든 면에서 좀 무시무시한 느낌이 있긴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굉장히 현실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전여빈 배우의 연기에 대한 평들은 한결같이 칭찬 일색이었기에 한껏 기대를 하고 봤는데 그것에 충분히 부응하고도 남을 만큼 대단했다. 내가 배우라면 스스로 뿌듯해해도 되겠다 싶을 만큼 손색없는 연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인상적이었다.

 

 

 

 

나는 영희처럼 극단적인 상황에 놓여 본 적은 없지만 그 답답함은 충분히 느껴졌다. 어떤 불행에 대해 모든 것을 나의 탓으로 돌리는 그 기세에 아니라고 딱 잘라 항변하고 싶은데 가위눌린 것처럼 그러지 못하는 느낌. 혹시 나에게 일말의 책임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죄책감. 그런 상황이라면 뭘 더 할 수 있을까 싶다. 그래서 영희가 다시 돌아왔을 때 친구들을 향해 수화로 전하는 무서운 메시지는 어쩔 수 없는 것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영화 정보

 

제목 : 죄 많은 소녀 / After My Death
감독 / 각본 : 김의석
출연 : 전여빈, 서영화, 고원희, 전소니, 서현우, 이봄 외
장르 : 드라마, 미스터리
개봉 : 2018년 9월 13일
러닝타임 : 113분
상영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수상 :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 제43회 서울독립영화제 독립스타상, 제28회 부일영화상 신인여자연기상 / 신인감독상 등

 

 

줄거리 및 감상

 

영화 죄 많은 소녀는 여고생 경민이 실종된 후 남겨진 사람들에 대해 깊고 무섭고 집요하게 보여준다. 남겨진 사람들은 각자의 이유로 경민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책임을 영희에게 전가하기로 한다. 그녀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이유와 방식들도 다양해 보인다. 각자 다 자신의 죄책감과 고통을 감당할 능력도 자신도 없어서 결국 영희 한 사람에게 그것을 떠넘기기로 한 것처럼 보인다. 그렇게 마음을 정한 사람들에게는 진실은 중요하지 않다. 그들은 오직 자신들이 제기하는 비난에 대해 영희가 인정해 주기만을 바라는 것 같기도 하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지루할 틈이 없었다는 것이다. 스릴러도 아닌데도 긴장감이 끊임없이 유지되어 영화가 끝나도 자연스럽게 어떤 감정에 머물게 된다. 내가 영희라면 뭘 할 수 있었을까란 생각도 물론 들었지만 그녀를 둘러싼 사람들, 특히 경민 엄마의 입장이라면 난 어떻게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질문도 남는다. 무시무시한 이야기지만 현실과 맞닿아 있는 부분도 너무 많다. 영화와 동일한 사건이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실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니 사는 게 참 끔찍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