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리카트슨」기괴하지만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

 

 

영화 「델리카트슨 사람들」

 

 

그림 같은 화면과 환상적인 음악

영화 '델리카트슨 사람들'은 1991년 프랑스에서 제작된 영화로 장 피에르 쥬네와 마르크 카로 감독이 공동 연출을 하였습니다. 가상의 황폐한 어느 시대를 배경으로 식량난이 심해 곡식이 곧 돈인 암울한 시대에서 인육을 먹는 사람들과 그에 맞서는 주인공에 관한 이야기로 구성되었는데요.

 

끔찍한 이야기이지만 아름다운 영상과 신비로운 음악, 곳곳에 심어 놓은 블랙 유머로 많은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던 작품입니다. 또한 '델리카트슨 사람들'을 연출한 쥬네와 카로 감독은 오랫동안 함께 CF 촬영을 했던 경험으로 독특한 화면과 음악 구성으로 리듬감 있는 영화를 만드는 데에 성공합니다.

 

또한 기괴한 상황과 등장인물들이 등장하며 전체적으로 어두운 느낌으로 진행되지만 마치 유화를 보는 듯 뚜렷한 명암의 대비와 질감으로 이루어져 다른 영화에서는 느끼지 못한 영상미를 감상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더불어 그에 어울리는 첼로와 톱날 연주도 환상적인 영화의 느낌을 더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델리카트슨 사람들 / Delicatessen, 1991

개봉 : 1992.05.30
장르 : 코미디/판타지
국가 : 프랑스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러닝타임 : 93분

감독 : 장 피에르 쥬네(Jean Pierre Jeunet), 마르크 카로(Marc Caro)
주연 : 도미니크 피뇽(Dominique Pinon, 뤼종), 마리-로르 두냐크(Marie-Laure Dougnac, 줄리)

 

'델리카트슨'에서 뤼종 구출하기

한 사람이 쓰레기통에 숨어 있다가 정육점 주인에게 들켜서 잡히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델리카트슨 사람들'의 주요 공간은 어느 암울한 시대의 한 정육점입니다. 다음날 남자의 고기는 그 정육점에서 주인에 의해 팔리는데 사람들은 돈 대신 곡식을 지불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정육점의 구인 광고를 보고 전에 유명 서커스 단원이었던 뤼종이란 남자가 방문하고 그는 그날부터 그곳에서 일하게 됩니다. 그는 우선 계단을 수리하게 되는데 그때 꼬마들을 앉혀놓고 비눗방울을 보여주는 장면은 음악과 함께 동화 같은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그때 뤼종은 외출하고 온 정육점 주인의 딸인 줄리랑 마주치는데 그녀는 왠지 힘이 없어 보입니다. 어느 날은 줄리를 좋아하는 우체부가 그녀에게 온 소포를 전달하려고 찾아왔다가 계단에서 넘어지는 바람에 꾸러미를 놓쳤는데 그때 건물의 모든 사람들이 달려들자 우체부는 사람들을 향해 총을 겨누기도 합니다.

 

줄리의 소포는 과자였는데 사람들이 그 사실을 알고 그것을 빼앗으려고 하는 것이고 우체부는 그리하여 총을 소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 과자를 대접하겠다는 이유로 줄리는 뤼종을 자신의 방으로 초대하고 그녀는 그에게 잘 보이기 위해 안경까지 벗고 그를 맞이합니다.

사실 줄리는 뤼종을 사랑하게 되었으므로 그에게 모든 사실을 말해주고 얼른 도망을 가라고 알리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줄리의 첼로를 발견한 뤼종이 관심을 보이면서 둘은 연주를 하게 되고 피곤한 뤼종은 잠이 들어 기회를 놓치고 맙니다.

 

뤼종을 살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줄리는 아버지인 클라페에게 그를 살려달라고 간절히 애원해보지만 전혀 소용이 없습니다. 그리고 건물에 사는 이웃들이 그의 처단을 재촉하고 있는 상황에서 줄리는 최후 방법으로 지하 인간들에게 곡식을 넘겨주는 조건으로 뤼종을 구해달라고 요청합니다.

 

지하 인간들과 계약한 줄리는 그들에게 작전을 위한 무전을 보내지만 그 신호는 우체부의 무전기에도 감지되고 클라페는 서둘러 뤼종을 처단하기 위해 그를 유인합니다. 클라페와 이웃들은 점점 더 그를 잡기 위해 혈안이 되지만 결국 파란 하늘 아래 지붕 위에서 두 남녀가 연주를 하는 모습으로 끝이 납니다.

 

혼란스럽고 낯선 매력이 있는 영화

 

'델리카트슨 사람들'을 처음 봤을 때는 어린 나이라 그런지 공포스러운 느낌도 있었는데 그럼에도 꾹 참고 봤던 이유는 서커스 단원 출신의 남자 주인공이 연출하는 비눗방울 쇼 장면이나 마법을 보여주는 모습이 낯설지만 너무 매력적이어서였습니다. 그리고 건물 안에 사는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이웃들의 기괴한 모습들도 재미있었고 미래인지 과거인지 모를 시대 또한 신비로운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식량난으로 인해서 인간성을 상실한 사람들이 나오는 영화라서 사실 생각해 볼 것들도 많을 것이나 일단 환상적인 느낌의 영상이랑 음악에 압도당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델리카트슨의 사람들'을 제일 재미있는 영화 1순위로 꼽을 만큼 좋아했었는데 나이가 들고 보니 상실된 인간성에 대한 생각도 해보게 되고 사람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 그러려면 어떠한 행동을 해야 할지 고민하게 되는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